21_1.jpg Size : 132 KB / Download : 121

셀비아는 무도회장에서 한참 춤을 추고 있었다. 남자들과 어울려 노는 것은, 그 자체로 그녀를 흥분케 하였다. 수많은 나라의 높으신 분들과, 그 자녀들이 모이는 곳에서 미래의 엘리트들에게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일은, 그 자체로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녀는 그 일을 즐기고 싶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통해서 고위층들과의 인맥을 쌓으려고 시도하였다. 이미 그녀의 재능은 온 나라 방방곳곳에 알려진 터, 어릴 때부터 영롱한 에메랄드와도 같은 고운 음색을 자랑하던 그녀의 목소리와, 금발 웨이브머리에 하얀 꽃으로 만들어진 머리핀이 다소곳이 꽃여 있고, 불빛 아래 밝게 빛나는 연보라색 눈동자를 비롯한 미모는 그녀가 여러 남자들에게 구애를 받고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최고의 여신과도 같은 자리를 언제 다른 자에게 빼앗길지 몰라 전전긍긍하였다. 그녀의 유모는 내가 어릴 적, 나보다 더 고운 목소리를 가졌던 아이가 있었다고 하였다. 또한, 그녀 자신도 희미하게나마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 8년 전일까, 그는 비록 천한 신분이지만, 그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꽤나 당돌한 아이였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추어버렸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은 하필 그녀가 처음으로 대회에 나가는 날이었다. 생각하던 도중, 기사인 듯한 남자가 그녀에게 눈짓을 살짝 하였다.

"안녕하시오, 셀비아 사엔 시릴 양."

눈짓을 한 그 남자는 셀비아의 풀 네임까지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셀비아는 그 남자를 어디서 본 기억만 있지, 이름까지 기억하지는 못하였다. 그녀는 몹시 난감해졌다. 하지만 이윽고, 그 남자의 말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언제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군 위문단의 책임자인 '마르벨 장 톤느'입니다. 그냥 편하게 마르벨이라고만 불러 주십시오."

"아...예. 그런데, 마르벨 씨는 제게 어떤 용건으로 오신 겁니까?"

"황제께서는 가이안느 주둔 부대의 사기가 오랜 전쟁으로 꺾여 나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으셨습니다. 따라서 위문공연을 통해 사기를 높이려고 논의를 하시던 중, 위문단에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계시는 당신을 위문단에 스카우트하기로 하였습니다."

"에...예? 가이안느...라고요? '잡종'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그런 위험한 곳에 가면 아버지께서..."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폐하의 명이신데 누가 거역하립니까. 또한 보수도 1년 공연비의 3~4배가량 주고, 무엇보다도 저희 제국군들이 지켜드리지 않습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썩 내키지는 않지만, 셀비아는 그의 지시를 받아들였다. 위문단 공연이라면 이름을 더 날릴수도 있고, 돈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신변이 조금 걱정될 뿐이었다. 하지만, 일단 그 장교와 황제의 말을 그녀는 믿어보기로 하였다.



------



드디어, 8년 만에 엘피온의 성대는 예전만큼은 않았지만, 그래도 웬만큼 소리를 낼 수 있는 수준에까지 와 있었다. 그래서 엘피온은 이른 아침부터 목에 답답하게 감겨져 있던 붕대를 풀어내고 노래를 부르겠다고 8년 전부터 끊임없이 갈망하던 날이었다. 그는 이제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 그지없었다. 엘피온은 마법사와 함께 국경 지대인 가이얀으로 향했다.



Comment : 1


광덕이 | 프로필 <br> <br>이름 : 셀비아 사엔 시릴 <br>직업 : 가수 <br>나이 : 17 (만) <br>키 : 172 <br>성별 : 여 <br>성격 : 순종적이고 소극적임 <br>부가설명 : 엘피온을 찌른 귀족의 딸. 2015/03/11 07:14:44


©issess / build 212